(중도일보 2010년 11월 4일 목요일 사회면)

유성구, 군수사 체육시설 협약에 2억여 원 지원 불구 3년간 개방 전무
행감서 집중질타 예고


대전의 한 자치구가 군부대에 생활체육시설 설치에 필요한 예산을 투자하고도 사용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3년여 동안 지역주민들이 이용하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유성구가 지난 2007년 3월 26일 육군 군수사령부와 생활체육시설(골프연습장, 테니스장) 개방에 관한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유성구는 협약에 따라 부대 내에 설치되는 골프연습장(16타석), 테니스장(1면) 등 시설유지 보수비 명목으로 2억 4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방재정법에는 지자체가 군부대에 경비를 지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주민에 개방 전제로 할 때는 예외적으로 지출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유성구는 지방재정법만 적용할 경우 생활체육시설 설치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없지만, 체육시설법의 주민에 개방이라는 전제조건에 따라 이 같은 협약을 맺게 된 것. 그러나 군수사령부가 유성구와 협약을 맺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골프장은 개방한 반면, 테니스장의 개방 사실이 전무해 협약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유성구청장과 군수사령관 직인이 찍힌 \'생활체육시설 개방 협약서\'를 보면, 군수사령부는 테니스장 및 골프장 공사 시행 관련 업무협조와 공사 후 유지보수 등 시설물 관리 및 운영을 책임지며 부대에서 정한 출입 규정 및 체육시설 사용 때 절차에 따라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유성구도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성구는 수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권한행사 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문제는 오는 22일부터 8일간 실시되는 지방의회의 유성구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송대윤 유성구의회 부의장은 “유성구청이 군수사령부와 개방을 전제로 협약을 맺고 2억원을 지원했으면서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아 주민들이 3년여 동안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테니스장의 경우 출입 문제 등 번거로움 때문에 이용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입증 발급을 추진해 주민들이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군수사령부 측과 협의 하겠다”고 해명했다./박태구 기자